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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平和. 한국에서는 평화라고 읽고 일본에서는 헤이와라고 읽는다. 平和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한국인은 휴전선이나 식민지 조선을 생각한다. 平和를 위해 통일을 하거나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없애야 한다. 일본과는 과거사를 청산하고 다시는 제국주의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면 일본인은 수만 명의 민간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히로시마를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히로시마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핵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한국인은 일본이 히로시마에서 평화를 생각하는 것을 보고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로서 2차 세계대전과 식민지를 바라볼까봐 걱정한다. 권력의 부당한 사용에 의한 인권의 침해가 없는 상황이라고 平和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平和를 실현할지 생각하는 순간 알게 ..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가 있는데, GV(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그 배우가 맡는다는 거야 글쎄. 단편영화 위주로만 출연해서 영화제 아니면 보기 힘들 줄 알았지. 아, 이 영화에 출연한 건 아니고, 그 전작에 출연한 것 때문에 진행하기로 했나 봐. 그래서 이번에 가서 그림 선물하려고. 맞아, 지금 그리고 있는 게 그거야. 확실히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그런지 사진도 많지가 않아서 고르는 것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구. 받으면 좋아하겠지? 저번에 드렸던 배우분도 책상에 잘 뒀다고 하는 거 보면 역시 괜찮은 선물이야. 역시 뭐라도 배워두면 활용할 데가 분명 있다니까. 근데 말이야, 팟캐스트 들으면서 그림 그리다가 생각난 건데, 이 선물이 괜히 희망고문이 되면 어떡하나 싶어지는 거야······. 아니, 공시 같은 것도 ..
부대에 전입한지 오래지 않았을 때, 불침번 관련 교육을 받았다. 시간만 때우지 말고 성실히 경계근무를 하라는 내용이었다. 더불어 타 중대에서 취침 시간에 손목을 그은 대원 이야기가 나왔다.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오래도록 나오지 않아 불침번 대원이 확인을 했고, 그 덕에 큰일을 치르지 않고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해당 대원에게 특별 외박을 줘야 한다, 훌륭한 대원이다. 칭찬이 한동안 마르지 않았다. 이야기는 그 뿐이었다. 잠을 못 이루고, 사람들의 의식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밤시간을 기다려, 날카로운 것과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야했던 대원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 무엇이 그를 삶에서 소외되게 만들었는지,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낫다는 이승을 포기하게 하였는지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오히..
“너 일본 좋아해?” 생활실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으면 선임들은 나에게 자주 이 질문을 했다. 한 국가 안에 있는 정치, 사회, 문화, 역사, 과학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하나로뭉쳐서 좋고 싫음을 가릴 수 있을까. “어떤 건 좋고 어떤 건 싫습니다.” 선임은 영어를 공부하는 후임에게는 다른 질문을 했다. “너 영어 잘해?” 2018년 월드컵 때 후임 한 명이 물었다. “김도겸 님은 한국이랑 일본 경기에서 어디 응원하십니까?” “잘 모르겠네.”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니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너는 그런 말 들으면 화 안 나?” 별로 안 났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를 다룬 기사에서는 다른 나라와의 경기를 다룬 기사와 다르게 숙적, 투혼 등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