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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겸

일본

우리도 씁니다 2021. 2. 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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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일본 좋아해?”

생활실에서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으면 선임들은 나에게 자주 이 질문을 했다. 한 국가 안에 있는 정치, 사회, 문화, 역사, 과학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하나로뭉쳐서 좋고 싫음을 가릴 수 있을까.

“어떤 건 좋고 어떤 건 싫습니다.”

선임은 영어를 공부하는 후임에게는 다른 질문을 했다.

“너 영어 잘해?”

 

2018년 월드컵 때 후임 한 명이 물었다.

“김도겸 님은 한국이랑 일본 경기에서 어디 응원하십니까?”

“잘 모르겠네.”

이런 질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친구에게 하니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너는 그런 말 들으면 화 안 나?”

별로 안 났다.

한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를 다룬 기사에서는 다른 나라와의 경기를 다룬 기사와 다르게 숙적, 투혼 등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본에 대한 적대 의식이 실체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존경하는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근대화 과정에 일본이 기여했는지 기여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논쟁에는 전제되어 있는 것이 있어요. 그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근대화한 목적이 수탈이었다는 것?” 내가 대답했다.

교수님은 웃으면서 10분 쉬었다고 하자고 하셨다. 김성주 10명 분을 한 사람이 할 수 있구나. 다시 수업이 시작되고 교수님이 근대화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하기 시작하셨다.

“교수님, 그 논쟁의 전제가 뭔가요?”

나는 호기심을 못 이기기고 질문했다.

“근대화가 좋다는 것.”

교수님은 짧게 대답하시고 다른 이야기로 돌아가셨다.

 

 

 

 

by. 김도겸

 

 

김도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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