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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기억, 이야기
0. 사물(事物)은 딱딱한 명사가 아니다. 명사처럼 보일뿐이지 파면 팔수록 사물에서 어떤 것이 넘쳐흐르고 팽창하는데, 그것은 형용사도 있고 동사도 있는, 복합적인 이야기다. 이야기 안에는 논리와 오감과 정서가 있다. 문제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물은 기억 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문신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볼까, 학교 첫날에 석유 냄새를 맡았다면 석유를 보고 맡을 때마다 학교 첫날이 생각나는 식이다. 1. 크리스토퍼 아이셔우드, 『싱글맨』, 조동섭, 그책, 2009. 2. 박완서, 『그 남자네 집』, 현대문학, 2008. [싱글맨] 1.1 짐(Jim)은 죽었고 조지(George)만 남았다. 아침, 조지가 잠에서 깨면 가만히 누운 채 천장을 보다가 벌거벗은 채 욕실로 비틀비틀 걸어간다. 소변..
얼치기
2021. 2. 26.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