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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이우정 감독의 에는 세 여고생이 나온다. 그리고 작은 것에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는 시기 속 이 이야기의 결말은 파국에 가깝다. 상영관을 나와 나름의 ‘한 줄 평’을 기록한 뒤 다른 평을 찾아보았고, 그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나는 그 시절을 어떻게 통과했을까.” 나 역시 의문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것들이 참 별것으로 느껴지던 시절이었는데, 난 어떻게 그 소용돌이를 통과했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라떼를 한 잔 마시며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부모, 경제적인 상황, 기회가 불평등한 환경 등이 그것들을 좌지우지한다고. 특히 학업에 있어서 머리가 좋고 나쁨은 문제가 아니며, 전부 기회와 의지의 문제라고. 그렇다면 결국 내가 그 격정의 시기를 큰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었..
대화 속 ‘기회’라는 키워드가 초중고 ‘무상급식’으로 이어졌다. 전반적인 통계를 보았을 때, 시행 초기에 발생했던 우려와 달리 이젠 무상급식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하기 힘들어진 듯하다. 그리고 그 기대 효과 중 하나는 바로 ‘아이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확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조사가 좀 더 필요하겠지만, 최근 ‘학교 폭력도 줄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이니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무상급식이 중단될 일은 없을 것 같다. 전면 무상급식이 시행되기 전, 선별 과정에서 신청 대상자인 아이들이 해당 신청서를 준비하고 제출하는 동안 당당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연했으리라. 그런데 정말 주변 아이들은 그것을 놀림의 대상으로 삼고, 더 나아가 그것이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