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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여기는 너 따위가 올 공간이 아니야!” 나무 막대기가 내 머리통을 울렸다. 선생이 들고 있던 나무 막대기는 지름이 3cm는 됐다. 막대기에 맞은 내 머리는 떨었다. 분노보다 무서워서 나는 떨었다. 내가 아주 큰 실수를 했다. 전교 10등까지만 모아놓은 자습실에 들어갔다가 수업이 시작한 줄도 모르고 놀고 있었다. 벌써 8년 전의 이야기다. 8년 전에 나는 빡빡이었고,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학교에서 먹는 저녁이 아직 낯설었다. 나는 가끔 자습을 빼먹어서 선생에게 뺨을 맞았고, 옆 교실의 친구들은 단체로 머리를 박았다. 어떤 친구는 수업 시간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엉덩이를 50대 맞았다. 아, 이 친구를 때린 선생이내 머리를 나무 막대기로 때렸다. 선생은 성적이 좋은 10%를 따로 모아 특반을 만들었..
늘 그렇지만, 뭔가 될 거라는, 어떻게든 될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말한다. “‘시험 때 되면 하겠지. 당연히 할 수밖에 없겠지. 고3 되면 잘 하고 있겠지. 내가 설마 그 학교도 못 들어가겠어?’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면 안 돼. 불안해야 돼. 불안하지 않고 편안하다면 공부를 제대로 안 하는 걸지도 몰라.” 그럼에도 숙제를 안 해오는 아이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답이, 방법이 저렇게 있는데, 왜 그대로 안 하는 걸까. 그리고 귀가한 뒤 생각한다. ‘잠깐, 나도 그때 안 해놓고 무슨 소릴 하고 온 거야.’ 하긴 지금 이 동력은 후회에서 온 걸지도 모른다. 불안과 고통이 선명해지면 그제야 깨닫는다. 지금도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시간이 있을 때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