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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답장이 늦었어. 4년 전부터 서로 많은 대화가 있어왔고, 그만큼 쓸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알맞은 내용을 고르느라 늦었다는, 이런 변명을 이해해줘.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해 볼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마워. 두괄식 표현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해온 게 있어. 우리가 처음 대화했을 때 언급한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블로그에 장식된 말이기도 해. ‘하루하루 성실히,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계획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후회와 동행하는 횟수를 줄여줬거든. 무작정 시작한 걷기가 탄력을 받아 달림으로 발전하는 게 좋았어. 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방향을 몰라 길을 잃고 그저 고생으로 끝나버려 후회로 남았던 게 사실이야. 그래서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
가시 돋친 존댓말이 오갔다. 나는 팀 발표의 Q&A 시간에 자주 질문을 한다. 그날도 발표에서 미흡한 점을 지적하며, 근거로 삼은 표에 대해 질문했다. 발표자는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지만 부족했다. 나는 다시 질문했다. 강의실 안 80명을 침묵시킨 나의 질문을 교수가 중단시켰다. 교수는 다음 발표로 넘어가기 전 쉬는 시간을 줬다. 쉬는 시간에 방어 기제가 작동했다.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이상한 것은 내 질문을 공격으로 받아들인 발표자였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다른 일을 하다가도 화가 난 발표자의 얼굴과 목소리가 자꾸 떠올랐다. 일주일이 지나 발표가 있었던 수업이 다시 돌아왔다. 아무렇지 않은 척 강의실로 들어가서 수업 준비를 했다. 친구 한 명이 내게 다가와 오늘 자신의 발표 때는 질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