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불안 (2)
우리도 씁니다
오른쪽 광대 언저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좀 더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눈을 세게 깜빡여보고 어금니를 앙다물어도 보았다. 아픔이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있는 건 확실했다. 손을 가져다 대보았다. 중지 손가락으로 조금씩 광대를 눌러보며 생각했다. 어디서 다쳤지, 어디 부딪혔나. 방금 운동할 때 다친 건가. 왼편에 놓인 덤벨이 눈에 들어왔다. 이두 운동을 위해 신나게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감각이 아직 팔에 남아 있다. 앞에 있는 모니터로 나오는 예능을 보며 무아지경 속에서 운동한 탓에 기구가 얼굴에 부딪히는 것도 못 느낀 건가 싶기도 했다. 아닌데, 내가 좀 둔하긴 해도 그 정도는 아닌데. 덤벨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다시 앉았다. 아니면 스트레스 때문인가.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겪었던 고통들을 떠올려봤다..
늘 그렇지만, 뭔가 될 거라는, 어떻게든 될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 같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말한다. “‘시험 때 되면 하겠지. 당연히 할 수밖에 없겠지. 고3 되면 잘 하고 있겠지. 내가 설마 그 학교도 못 들어가겠어?’ 이런 안일한 생각을 하면 안 돼. 불안해야 돼. 불안하지 않고 편안하다면 공부를 제대로 안 하는 걸지도 몰라.” 그럼에도 숙제를 안 해오는 아이들을 보면 답답할 때가 많다. 답이, 방법이 저렇게 있는데, 왜 그대로 안 하는 걸까. 그리고 귀가한 뒤 생각한다. ‘잠깐, 나도 그때 안 해놓고 무슨 소릴 하고 온 거야.’ 하긴 지금 이 동력은 후회에서 온 걸지도 모른다. 불안과 고통이 선명해지면 그제야 깨닫는다. 지금도 아니라고는 못 하겠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시간이 있을 때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