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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내가 맛집 데려가 줄게!” 하연이 나를 당당히 데려간 곳은 맥도날드였다. “보통은 맥도날드를 맛집이라고 하지는 않아.” “맥도날드 맛있지 않아? 상하이 버거를 이길 수 있는 버거는 없지.” 하연이 싱긋 웃었다. 하연은 입을 조금 움직이거나 눈을 조금 감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편하게 하는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쉽게 웃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잘 웃었다. 날이 추워질 무렵 대학교 동아리에서 그녀를 만났다. 처음 만난 날에 하연은 검정색 가디건을 입고 있었다. 하연은 눈에서 태어난 것처럼 피부가 하얬다. 검정색 가디건은 그녀의 하얀 얼굴을 더 하얗게 만들었다. 따뜻한 카페에 들어가면 금방 얼굴이 발갛게 익었다. 검정색 커피가 빨대를 따라 작은 이빨을 넘어 하연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콜라 별로 안 ..
돌아보니, 시작은 ‘동경’이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동경은 두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은 다음과 같다. 동경(憧憬) · (명) 어떤 것을 간절히 그리워하여 그것만을 생각함. · (명) 마음이 스스로 들떠서 안정되지 아니함. 나의 마음은 2번에서 1번으로 흘러갔다. 모든 마음을 빼앗겨, 내 힘으로는 그것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일을 할 때에도,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순간에도, 잠이 쏟아져서 더 이상은 눈꺼풀의 무게를 견딜 수 없을 때를 제외한 모든 시간에 내 마음은 그 곳에 가 있었다. 그 곳을 ‘음악’이라고 이야기해왔다. 유순한 성격 덕에 좋아라 했던 중학교 친구를 다시 만난 20살에 그 친구가 만든 노래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그 위상이 갑자기 ‘동경의 대상’이 된 내 친구는 하고 싶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