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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그게 나잖아
작은 카페 앞에서 해원이 손에 든 헌 책을 살펴보고 있다. 자신이 과거에 산 책인지 아닌지 생각 중이다. 옆에서 그녀의 엄마가 말한다. “엄마가 하나 사줄게.” “됐어요. 잘못하면 집에 책이 두 권 되잖아요.” 카페에서 나온 한 남자가 그 모습을 보더니 말을 건다. “그 책들, 돈 주고 싶은 만큼만 주시면 되는데·······.” 이어지는 어색한 대화. 그리고 남자가 다시 한 번 말한다. “책들, 진짜 돈 주고 싶은 만큼만 주시면 돼요.” 그러자 해원이 말한다. “그러면, 내가 너무 드러나잖아요.” 그 말을 들은 남자가 멋쩍은 듯 웃는다. 재밌는 대사였다. 머릿속에서만 맴돌던 말을 직접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돈이 특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주고 싶은 만큼’, ‘줘야 할 것 같은 만큼’, 이것..
환야
2021. 5. 25. 1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