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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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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다시 봐도 ‘300’이다. 이상하다. 분명 ‘500’이어야 맞다. 내가 지불한 것은 틀림없이 10000원이었고, 그중 5%라 하면 ‘500’이다. 그런데 ‘300’이 적혀있다. 시스템 오류이려나. 하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봤을 때 의심해야 할 대상은 직감적으로 ‘나’였고, 어딘가에 숨어 있을 그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나름 수년간의 노력이 담긴 ‘VIP 라운지’ 버튼을 눌렀다.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니 찾던 ‘3%’가 보였다. 찾았다. 상영 당일 전에 예매할 시 7%, 당일 예매는 3%를 적립해주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다.(올해부터 바뀌었다고 한다······.)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이제 그 많은 영화들을 최소 상영 전날부터 계획을 세워서 봐야하나. 그리고 내가 얼마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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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꽤 아득한 과거처럼 느껴지지만, 지금처럼 온라인이 아닌 교실에서, 사회적 거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으며 수업을 들을 수 있던 때가 있었다.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꼭 들어야 하는 전공 수업들 이외에는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들으려고 노력했다. 특히 대학생 딱지를 붙인 지 몇 학기 지나지 않았을 때까진, 전공은 경제학이지만 음악을 하겠다 마음먹은 나의 시간표엔 ‘문학’과 ‘철학’이 들어간 강의가 빠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마음으로 아무 노래나 만들고 싶지 않았다. 노래를 발표한다는 것은 책을 출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원히 남는 흔적이 생기는 것이니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부끄럽지 않았으면 했다. 그럼에도 졸작을 내어 놓은 부끄러움을 떨칠 수 없지만, 서툴고 어리숙했을지언정 최선이었다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