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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다소
어린 시절 한문을 공부하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다소(多少)’였다. 대소(大小), 장단(長短), 상하(上下), 좌우(左右) 등 단순히 상반되는 두 한자의 나열과 달리, ‘다소’의 활용 예시들은 부사였다. 아쉽게도 언어적 탐구 욕구가 수학과 같은 분야의 그것보다 작았기에, ‘다소’는 일상 속 언어 활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됐을 뿐이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몇 년 사이에 가장 눈에 띄고, 나 역시 자주 선택하는 표현이 되었다. 어떤 분야에 조금이라도 먼저 발을 집어넣은 이들의 말. 이때 ‘다소’는 ‘어느 정도’로 대체되곤 한다. 그리고 시작에 앞서 불안한 누군가는 “그래서 그 ‘어느 정도’가 어느 정도인데?”라고 재차 묻는다. 아직 전문가가 아닌 선발(先發)자는 모든 ..
환야
2021. 9. 29.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