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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씁니다
집중하고 싶다
0.1 어느 알코올 치료센터의 일화 하나. 어느 날 탕비실 선반에서 맥주잔이 발견됐다. 그러자 환자들은 조심스럽게 서로 어떤 맥주를 좋아했는지 이야기했다. 큰 잔에 담은 에일, 도수 높은 라거 등등. 환자들은 추억에 빠졌다. 따가운 탄산이 목을 간질이는 느낌, 에탄올이 위벽에 스르륵 흡수되는 느낌, 침울하고 나른했던 느낌. 그러자 그들 사이에서 불길한 징조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0.2 중독은 뇌에 깊은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환자들 사이에서 ‘치어스 Cheers’라고 장난치는 것도 위험하다. 깊게 남은 중독의 흔적은 작은 단서에도 꿈틀거리니까. 작은 단서에도 꿈틀거리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맥주잔처럼 이미지 하나가 위험하다. 내 눈에 스치는 간판, 게임, 기사 제목, 버스 옆면에 붙은 광고, 영상..
얼치기
2021. 5. 3. 1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