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겨울거리 (1)
우리도 씁니다
2020 겨울 거리
11월이 손을 흔들며 지나가고 12월에 접어들자, 한 점의 온기 없는 바람이 겨울의 도착을 알린다. 서로를 채찍질하던 잎을 잃은 나무들은 조용히 몸을 흔들고 태양의 마지막 햇빛 웅덩이가 증발하며 도시는 어둠에 몸을 담근다. 그러자 어느새 9시. 막 퇴근한 그녀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다. 아이스크림 가게 앞의 실외 배너가 쓰러져있고 도망칠 수 없는 나무처럼 가게들이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가게는 없다. 녹아있던 땅과 가게는 다시 얼기 시작했다. 샅바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다시 우리를 희롱한다. 바이러스가 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거라고 생각했지, 경제에 린치를 가할 줄은 몰랐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했지..
얼치기
2020. 12. 21. 23:21